일조권침해 보상 책임은 어떻게

일조권침해 보상 책임은 어떻게

집을 알아볼 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가 일조량이 얼마나 되는가 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인간에게는 누구나 햇빛이 잘 드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만약 고층건물이 세워져 햇빛을 받지 못한다면 일조권침해 보상을 요구함으로써 권리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햇빛을 차단할 만큼 건물들이 높지 않았지만 급격하게 도시가 발달하면서 고층건물들이 생겨나자 이에 따른 일조권침해 보상을 두고 분쟁이 나타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에 건축법에서는 건축물의 높이에 제한을 두어 일정량의 일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건축법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된 경우에도 일조권 침해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시행사에서 일조권침해 보상을 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이를 두고 당사자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건이 있었는데요. 해당 사건을 통해 건축 과정에서 법령을 모두 엄수했음에도 일조피해가 나타난 경우 피해보상의 책임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에 따르면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ㄱ씨 등은 인근에 건축공사로 인해 햇빛이 차단되는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당시 건축공사는 10개동이 넘는 30층 가량의 아파트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었는데요. 해당 사업의 시행자였던 ㄴ회사는 건축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를 엄수하는 선에서 공사를 진행했는데, 문제는 그럼에도 ㄱ씨 등의 인근 주민들이 햇빛을 아예 받지 못해 일조권을 침해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ㄱ씨 등은 ㄴ회사를 상대로 일조권침해 보상에 따라 15억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청구를 냈습니다.

이에 ㄴ회사 측은 법령에 따라 아파트 높이를 제한하면서 공사를 진행했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은 법을 어기지 않은 것이므로 ㄱ씨 등의 청구가 기각되어야 한다며 맞섰는데요. 하지만 재판부는 ㄱ씨 등의 청구를 받아들여 ㄴ회사에게 일조권침해 보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ㄴ회사가 법을 지켜서 아파트를 건축했음에도 이러한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판부는 새로 지어진 건물이 건축법에 따라 지어진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일조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커서 통념상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경우에는 위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때 수인한도는 지역성과 피해범위를 신중히 고려하여야 할 것인데요.

이어 재판부는 국내상 협소한 토지규모와 도시의 주거상황 등을 고려할 때 동지를 기준으로 잡아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까지는 햇빛을 받는 시간이 연속적으로 2시간 이상을 넘어서거나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4시간 이상 연속으로 햇빛을 받을 수 있다면 수인한도를 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ㄱ씨 등의 경우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자 하루에 햇빛을 받는 시간이 4시간도 채 되지 않고 연속해서 받을 수 있는 일조시간도 2시간이 되지 않았던 것인데요. 이에 따라 재판부는 ㄱ씨 등의 일조권 침해를 인정하여 ㄴ회사에게 일조권침해 보상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지나치게 밀집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서 어느 일방의 일조권에 대한 이익을 반드시 보장한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점과 ㄴ회사가 건축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ㄴ회사의 일조권침해 보상 책임을 절반가량 제한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규정된 조항에 따라 건축물을 지었더라도 그 결과가 인근 주민들에게 심각한 일조침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면 이에 대한 보상의 책임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건축 과정에서 부당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이로 인해 권리를 침해 받은 경우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소송준비로 정당한 상황을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